2020년 봄은 어김없이 산과 들에 왔건만,
봄은 습관처럼 왔으나 새 봄이 아니다.
야속하게도 코로나19라는 역병에 휘말린
내 주변은 물론 지구촌이 고통으로 신음 중이다.
봄이 오면 산에 들에 꽃 축제로 북새통이 이루건만
코로나19로 인해 봄맞이 일상이 어리바리하게 바뀌어 버렸다.
방방곡곡에서 이뤄질 수많은 봄 축제는 막혀버리고,
비로소 사람보다 많은 꽃들만이 자유를 누리고 있다.
얼마 전 시간을 내어 들러 본 이천시 백사면 산수유 마을도
역병을 막아내느라 외려 더 분주(?)하다.
마을은 조용하다
곱게 갈아놓은 밭과 산수유가 잘 어울린다.
평소 같으면 구경나온 사람들로 가득찼을 마을 안길은 조용하다.
산수유로 이뤄진 숲..조선시대 기묘사화 관련 사대부들이 낙향, 산수유를 심어 새정치를 꿈꾸었다고,
설렘이 있는 건 봄처녀나 천진한 아이나 같은 꽃 마음..
매화,제비꽃,비올라(삼색제비꽃)들도 이에 질세라 수줍게 웃고,
절집 처마 풍경소리도 산수유와 애잔하게 어울린다.
이 봄날에 누구를 기다릴까...
꽉 막혀버린 처마 빗물받이가 올해 봄날을 말해주는 듯...
아무래도 봄을 그냥 보낼리 없는 안타까움에 마을앞 도로는 금새 꽉 막혀버렸다...ㅠㅠ
2020년3월24일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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